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뉘른베르크-에얼랑엔 한인교회 홈페이지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작성자 예전엔김태희
작성일 2011-03-05 (토) 22:16
ㆍ조회: 1115    
추억을 안고 있는 나무상자.
추억을 안고 있는 나무상자.

우리 에게도 ,풋풋한 시절이 있었다 (한 20년 전 쯤?)
그 시절 주고 받았던, 친구들 과의 편지, 엽서, 사진 등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는
나무 상자는 내겐 엔돌핀을 안겨주는 우물 같은것 이다.
퍼내고 퍼내도 마르지 않는....

과거 지향적인 사람은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는 타입이라는데,
일상에 지치거나 뭔가 텅 빈듯  허전할 때

가끔 아껴 두었던 사탕을 까 먹듯, 하나씩 꺼내 보면, 금세 마음이 포근 해 진다.
아마도 곱게 접어 두었던 추억 들과 그리운 사람들을 만날수 있어서 일꺼다.

누구와 대판 싸웠다거나,서로 상처를 주고 받은 일 등의 속상했던 기억들을  우린 추억이라
부르지 않지 않은가?

물론 후회 의 추억거리 들도 있기는 하다. 고등학교때 야.자(우린 야간자율학습을 야.자 라 불렀던 세대다)

땡땡이 치지않고 열공 했다면, ( 조금 정말 조조조금 땡땡이 쳤다.)
미팅, 소개팅, 등을 원없이 했더라면, (그땐 , 미팅 등에 안나가고 버티는게 자존심 챙기는건줄 알았다)
, 유학 오지 않고 취직을 했더라면.......등등 정 반대의 내가 가보지 못한 길에 대한 미련으로 부질없는 상상을 해 보곤 한다.

하지만, 시간을 되돌려 준다해도, 분명 같은 선택 들을 하지 않았을까?

우리의 모든 인생 계획은 혼자 만의 것이 아니고, 이미 계획 하시고 기다리시는 분이 계시므로..

사탕 하나.

비교적 나지막한 산에 갈 때만 ,종종 끼여서 무늬만 산악부 였을 때가 있었다.

등산 장비가게 에서 마련한 커다란 가방에, (동네슈퍼 살짝 정리하고 온듯 먹거리로 가득찬)

"나 지금 산에 가요" 라고 써있는 옷차림 (원래 초보들이 장비에 집착 한다)

매번 약속 시간 보다 5분 정도 늦어서는 , 씩씩 거리며 뛰어가곤 했었다.
(꼭 5분에서 10분 사이를 지키는 고난이도 스킬을 보여야 한다. 30분 정도 왕창 늦으면 제명이 되므로 )

막상, 산행이 시작 되면, 옷차림과 가방에서 풍기는 포스를 뒤로하고, 맨 뒤에서 애절하게
"같이 가요" 를 외치곤 했지만 말이다.

그 시절 추억에 떠오르는 몇 사람이 있다.

사람이 힘들때면 본색이 나온다고, 점점 가파른 오르막이 계속 될수록 ,

옆을 지켜주던 사람들이 하나 둘 앞서가기 시작 한다.

휜칠한 체구에 메너남 으로 인기짱 이던 A선배는 ,그 무거운 가방도 들어주고, 가끔씩 손도 잡아 주었다.

여자친구도 있었던 그 선배는 모든 사람의 손을 골고루 잡아 주었기에 ,

특별한 무엇이 싹트진 않았다.(남푠!,질투 하지 않기를 바래!)


시간이 흐르고, 지칠때로 지쳐 더 이상은 도저히 못가겠다,

올라온 길이 더 짧았다면 미련없이 다시 내려 가고 싶던 그때

꿎꿎히  옆에서 도와주던 A 선배 마저도 먼저 고이 보내 드리고는,


바위 하나에 주저 앉아 숨을 고르며 고민했다.(그때는 내 싸이즈에 맞는 바위가 도처에 있었다)

숨이 턱에 까지 차고 다리가 후들 거려 더 이상은 정말이지 못가겠고,

내려 가겠다 하는것도 민페니,(내려 가는것도 다른이의 도움이 필요하므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눈물, 콧물 다 빼고 있었다.


때마침 , 산악부 대장 선배가 가던길을 멈추고 다시 내게 내려와서는,

" 힘내, 이제 정말 얼마 안남았어, 조금만 가면 우리가 목표한 정상이야!"
라고 말했다.


그말에 속아 ,1시간 반도 더 가서는 ,조금만 가면 된다는 정상에 ,올랐을때의 그 가슴뻐근하던

감격은 내게는 에베레스트 등반 못지않은 감동이였다.


그때 내게 젤루 위로가 됬던것은 조금만 가면, 얼마남지 않았다는 선배의 "뻥"이였다.

눈에 보기에도 아직 멀은 정상이였지만, 너무 힘들어 제정신이 아니던 나에게는 그말 만큼 의지가 되는 것이 없었다.

가끔 일상에 지칠때면,  개구지게 웃으며, "힘내, 이제 얼마 남지 않았어" 라고 얘기 해주던 선배와 그 산행이 떠오른다.

내게는 동네 뒷동산 다음으로 , 올라본 첫 산행의 추억이다.

만약 내가 그때 쉽게 포기하고, 남에 도움을 받아 하산 했다면,
내게 산은 오르지 못할 곳으로 자리매김 되었을 거다.

지금 누군가가, 숨이 턱까지 차고 다리가 후들거려 ,오르지도 내려가지도 못하고 갈팡질팡 하고 있다면,

기꺼이  얘기해 드리고 싶다.

" 힘내세요, 이제 얼마 안남았어요, 조금만 가면 정상이에요.!"
   
이름아이콘 이라
2011-03-06
좋은글,,,,난 나한테 해 주고 싶을때가 많지요 " 힘내 조금만,,,"
   
이름아이콘 길라임
2011-03-14
힘이 화악 나네요!! 감사! ^-^  이 좋은글.. 이제서야 제대로 읽었습니다..
또 장을 안봐... 지난주와 똑같은 상황을 연출하며... 지난주 프랑크푸르트 올라갔다가 사온 쵸코파이... 건희꺼...하나 훔쳐 먹으며....(어쩜 이리 똑같은 상황인지...>.<;;) 예희(예전엔 김태희)님의 글을 읽다보니..
왜.."눈물젖은 빵" 이야기가 뜬금없이 생각나는지?? ㅎㅎ
결국.. 매너남 A 선배 보단, 산악부 대장선배가 더 멋졌던거네요!!
그러게요... 이제 얼마 안남은거 가튼데... 그말이 "뻥"인거 같기도 하지만....^^;;  믿어야죠! ㅋ
좋은 글 감사드려요... 계속 기대하겠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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