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목사님, 사모님 안녕하세요. 건강히 잘 지내고 계시지요?
벌써 14년 전, 낯선 땅에서 방황하던 시절 최복실 집사님을 통해 이 교회를 알게 된 것이 제 인생의 가장 큰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기억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스무 살도 되지 않은 미국 군인으로 독일에서 복무하던 그 청년이 이제는 두 아이의 아버지가 되었습니다. [ 16개월, 아직 뱃속4개월 :) ]
독일에서의 시간은 제게 참 힘들면서도 동시에 행복하고 다이나믹한 시절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소중했던 것은 집사님을 만나고, 그 인연으로 목사님과 사모님의 인도 아래 교회 공동체와 함께 예배드리며 찬양팀으로 섬길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그 시간들은 제게 주님과 더 가까워지고, 떨어질 수 없는 존재임을 깨닫게 해준, 잊을 수 없는 추억들입니다.
오늘 문득 교회가 생각나서 이 웹사이트에 들어와 갤러리에있는 옛 사진들을 보았습니다. 어렴풋이 기억나는 형제자매들, 또 저와 동갑이었던 따님의 얼굴을 보니 잊고 있던 기억들이 다시 살아났습니다. 너무 어린 나이에 교회와 목사님, 사모님께 큰 도움이 되지 못했을까 하는 아쉬움과, 더 성숙했을 때 섬겼더라면 하는 마음이 남습니다.
아이들이 조금 더 자라면 꼭 독일을 다시 찾아가 이 교회에서 함께 예배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아빠가 이 교회를 통해 잘 다듬어져서 나중에 엄마를 만날 수 있었단다”라고 말해주고 싶었는데, 게시판에서 목사님께서 정년을 맞아 7대 목사님을 공고하시는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교회는 계속되겠지만, 다시 뵙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왜 이제야 이런 마음을 전하는지 제 자신이 아쉽습니다.
비록 많이 알지는 못하지만, 제가 기억하는 목사님과 사모님은 지난 14년 동안도 변함없이 지역사회를 섬기시고, 유학 온 학생들, 군 복무로 잠시 머무는 이들, 여행 중에 잠깐 예배드리러 오는 이들까지 따뜻하게 품어주시고 강력한 말씀으로 인도해주셨으리라 믿습니다.
어떻게 마무리해야 할지 몰라 마음 가는 대로 적은 글이지만, 한 가지는 꼭 전하고 싶습니다. 제가 늘 잊지 않고 목사님, 사모님을 위해 멀리서 기도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건강하시고,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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